🩺[슬기로운 전문의 생활 6화] “이거 완전 미친 또라이네” – 산모의 고통을 대변한 오이영의 분노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 6화 리뷰
SBS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생활》은 때론 너무 현실적이어서,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특히 6화는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당직과 수술, 감정노동, 그리고 무엇보다 출산 직후 산모를 둘러싼 감정적 긴장감이 폭발하는 순간을 담아냈습니다.
“둘째도 낳고 싶어요.”
수술을 막 마친 아내 앞에서 꺼낸 남편의 말.
그에 대한 오이영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씨, 이런 썅 같은 새끼를 봤나? 이거 정말 미친 또라이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말이 할 말이야, 새끼야.”
단순한 욕설일까요?
아닙니다.
말하지 못하는 산모의 진심을 대신 전한 울림 있는 분노였습니다.
🏥 응급 상황에서의 분만 – 그 날 병원의 풍경
“오늘 마지막 밥일지도 모르겠네.”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농담처럼 내뱉는 이 말은 진심입니다.
6화의 시작은 응급 분만이 몰아치는 하루의 병동에서 시작됩니다.
- 오늘 수술 15건
- 디벌킹 수술만 5건
- 인덕션 인원 멀티 2명, 프리미 2명
- 응급실, 외래, 분만실 인력 배치까지
이런 상황에서 ‘당직표’는 생존표와도 같습니다.
한 명이 빠지면 그 구멍은 두세 명이 메워야 하니까요.
이런 빡빡한 하루 중, 응급 진통을 호소한 산모가 실려 옵니다.
곧장 수술이 시작되고, 피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 수술을 마친 산모, 남편은 “둘째 생각 중”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아기도 건강하게 태어났고, 산모도 회복 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다음이었습니다.
산모의 남편은 의료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감사드립니다. 저희 둘째도 생각 중이라서요. 딸, 아들 하나씩 있으면 딱 좋잖아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전공의 오이영의 표정이 굳어집니다.
그리고 곧장 거침없는 한 마디가 터져 나옵니다.
“이런 썅 같은 새끼를 봤나? 이거 완전 미친 또라이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말이 할 말이야, 새끼야.”
🧠 거친 말 속에 숨은 진심 – 왜 그 말이 필요했을까?
이 장면을 보고 웃는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반면,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대사 속엔 여성의 몸에 대한 무지, 출산 후 회복에 대한 무시, 감정 없는 배려에 대한 울분이 들어 있습니다.
산모는 지금도 진통과 출혈에 시달리고 있고, 아직 약에서 완전히 깨지도 않았습니다.
회복은 시작도 안 됐고, 몸과 마음은 산산조각 난 상태입니다.
그런 그녀 앞에서 남편은 ‘둘째’를 언급하며, 그녀의 몸을 또 한 번 ‘생산 도구’로 본 셈입니다.
💔 말하지 못한 산모의 목소리, 대신 터뜨린 분노
정작 당사자인 산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마취에서 막 깨어났고, 말을 하기에는 너무 지쳐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니 그 분노는 오이영의 입에서 대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이영은 그냥 욕을 한 게 아닙니다.
그는 환자의 상태, 심리, 신체, 감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한 것입니다.
“네가 지금 그런 말 해서 아내가 웃을 것 같아?
아내는 오늘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지금은 회복이 먼저야, 새끼야.”
이 말을 욕설 없이 돌려서 했더라면, 남편은 알아들었을까요?
아마 못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거칠었지만, 그만큼 확실히 들리는 목소리가 필요했던 겁니다.
⏳ 그날 그 병원, 한 사람의 감정도 쉽게 지나치지 않았다
이날 병원에서는 산모만 힘들었던 게 아닙니다.
전공의들은 당직표 조정 문제로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고,
사소한 갈등들이 스멀스멀 터져 나옵니다.
“그날 아버지 생신이라 좀 비워줘.”
“그 주는 디벌킹 수술 3개야, 인덕션도 있고.”
모두가 벼랑 끝에 서 있고, 작은 요구에도 서로 예민해집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눈치를 보고, 미안해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전공의들의 모습은,
감정 노동이 일상이 된 의사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 출산은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다
이 장면을 보며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출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태아는 40주 만에 나왔지만, 산모는 그 순간부터 진짜 싸움을 시작해야 합니다.
몸은 찢어졌고, 호르몬은 폭주하고, 밤낮 없는 육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편들은 그 순간에
“수고했어. 이제 둘째 생각해 볼까?”라는 말을 합니다.
그건 사랑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건 상대를 생각하지 않은 자기중심적인 기대일 뿐입니다.
😔 산모의 슬픈 고백 – “사랑이 식었어요”
수술을 마친 후 산모는 조용히 말합니다.
“두 번이나 상처받았어요. 사과도 못 받았고… 사랑이 식었어요.”
이 말은 그냥 ‘감정의 표현’이 아닙니다.
그녀는 오늘 목숨을 걸었고, 아기를 낳았고, 고통을 견뎠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그런 그녀에게 미래의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말은 그 자체로 ‘이별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내는 지금 사랑보다 회복이 필요하고, 위로보다 공감이 필요했는데,
남편은 그 모든 걸 놓쳤던 겁니다.
🎯 이 장면이 보여주는 것 – 진짜 소통, 진짜 배려란?
6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오이영의 대사입니다.
하지만 그 장면은 단순한 사이다가 아닙니다.
그건 여성을, 산모를,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 당신은 사랑한다면서, 그녀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가?
- 그녀는 지금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가?
- 그녀에게 필요한 건 둘째 계획이 아니라, 지금의 진심이라는 걸 알고 있는가?
진짜 소통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서 있는 자리에 같이 서보려는 노력입니다.
🧡 마무리하며 – 욕설 한 마디보다 중요한 것
오이영의 말은 욕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그날 그 산모의 고통을 가장 깊이 이해한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말의 겉모습만 보고 그 의미를 잊곤 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욕설보다 더 날카로운 무지한 사랑,
그리고 말하지 못하는 고통을 대변하는 진심의 언어였습니다.
출산 후 산모가 들어야 할 말은
“수고했어. 정말 고생 많았어. 이제 푹 쉬자.”
이 한 마디면 됩니다.